전기차충전소화재보험은 양심보험연구소
전문가 칼럼 · 전기차충전소화재보험

전기차충전소화재보험, 건물 화재보험과 무엇이 다를까

화재보험전문가 노영규 · 양심보험연구소

전기차충전소를 운영하면서 “건물에 화재보험이 들어 있으니 충전기도 당연히 보장되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화재보험은 약관이 아니라 보험증권에 적힌 목적물이 보상 범위를 결정하는 구조라, 나중에 설치한 충전설비가 명세에서 빠져 있으면 사고가 나도 보상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기차충전소화재보험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보험료가 아니라 ‘무엇이 목적물로 잡혀 있는가’입니다.

충전설비는 건물이 아니라 별도 목적물입니다

건물 화재보험은 통상 건물 본체와 여기에 정착된 부대설비를 대상으로 합니다. 반면 충전기는 건물 준공 이후에 별도로 설치되는 설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급속충전기 한 대의 가액이 수천만 원대에 이르고, 여기에 전용 수배전반과 변압기, 매설 배관과 케이블, 캐노피와 주차 차단기까지 더하면 충전소 하나의 설비 자산은 건물 일부에 맞먹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설비들이 증권 명세에 기계장치나 집기비품으로 잡혀 있지 않으면, 화재로 전소되어도 건물 손해만 보상되고 충전설비는 자기 부담으로 남게 됩니다. 임차 부지에 충전소를 운영하는 경우라면 문제가 더 분명해집니다. 건물주가 가입한 화재보험은 건물주의 재산을 위한 계약이므로, 임차인이 설치한 충전설비는 애초에 그 계약이 보호하는 대상이 아닌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구분할 것이 있습니다. 충전소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충전기와 배선 등 설비 쪽에서 시작되는 경우와, 충전 중이던 차량의 배터리 쪽에서 시작되는 경우로 나뉩니다. 앞의 경우는 사업자의 재산이 손해를 입는 동시에 타인에 대한 배상책임까지 지는 구조가 되고, 뒤의 경우는 차량 소유자 측 책임이 먼저 다뤄지지만 그 불로 사업자의 설비가 함께 탄 손해는 여전히 사업자의 화재보험이 다루는 영역입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내 설비가 목적물에 들어 있어야 논의가 시작된다는 점은 같습니다.

재조달가액이냐 시가냐, 보험금이 갈리는 지점

목적물이 정리되면 다음은 그 가액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의 문제입니다. 시가 기준은 감가상각을 반영한 현재가치로 보상하므로, 설치한 지 몇 해 지난 충전기가 전소되면 감가된 금액만 지급됩니다. 같은 사양의 설비를 새로 조달하려면 그 차액은 사업자가 메워야 합니다. 재조달가액 기준은 동일한 설비를 새로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을 기준으로 보상하므로 실제 복구에 더 가까운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충전설비는 기술 변화가 빠르고 단가 변동도 커서, 몇 해 전 설치 단가를 그대로 둔 채 갱신만 반복하면 실제 복구비와 보험가입금액 사이에 간극이 벌어집니다. 또한 보험가입금액이 보험가액에 크게 못 미치면 일부보험으로 보아 부분손해에서도 비례보상으로 보험금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충전기를 증설했다면 그때마다 가입금액을 함께 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가냐 임차냐에 따라 준비할 담보가 갈립니다

부지와 건물을 직접 소유한 경우라면 건물과 충전설비를 하나의 계약에 함께 담는 구성이 자연스럽습니다. 반면 임차 부지에서 운영한다면 두 가지를 나누어 봐야 합니다. 하나는 내가 설치한 충전설비 자체의 재산손해이고, 다른 하나는 내 시설에서 시작된 불이 건물주의 재산을 태웠을 때 부담하는 손해배상책임입니다. 후자는 임차인이 임대인에 대해 지는 책임이라, 이용객을 향한 시설소유자배상책임과는 별도의 담보 구성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대차 계약서에 원상회복의 범위나 화재 시 책임에 관한 조항이 들어 있다면 그 문언이 실제 부담의 크기를 좌우합니다. 계약서를 먼저 확인하고 담보를 맞추는 순서가 되어야, 사고가 난 뒤에 계약서와 증권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우리 충전소가 의무가입 대상인지부터

「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은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을 특수건물로 정해 신체손해배상특약부화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충전기 자체가 이 법의 대상은 아니지만, 충전소가 들어선 건물이 대형 판매시설이나 일정 면적 이상의 집합건물이라면 건물 단위로 의무가입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옥외 부지에 캐노피와 충전기만 설치한 형태라면 대부분 임의가입으로 준비하게 됩니다. 의무·임의 여부에 따라 가입 주체와 보장 구조가 달라지므로, 설계에 앞서 우리 충전소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화재보험이 닿지 않는 경계

마지막으로 기억할 것은 화재보험이 어디까지나 ‘내 재산의 손해’를 보상하는 계약이라는 점입니다. 충전 중이던 고객 차량이나 인접 차량으로 불이 번져 발생한 타인의 손해, 이용객이 다친 경우의 치료비와 위자료는 화재보험이 아니라 배상책임 담보의 영역입니다. 충전소는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공간인 만큼, 시설물 보장과 배상책임 보장을 한 세트로 놓고 점검해야 실질적인 공백이 남지 않습니다.

두 담보는 같은 사고를 서로 다른 각도에서 다루기 때문에, 한쪽만 넉넉하게 준비해도 나머지 한쪽에서 손실이 그대로 남습니다. 증권을 받았다면 목적물 명세와 배상 한도를 나란히 놓고 한 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백은 대부분 눈에 들어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건물에 화재보험이 가입되어 있으면 충전기도 보장되나요?

화재보험은 증권에 기재된 목적물만 보상하므로, 준공 이후 별도로 설치한 충전기·수배전반이 명세에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임차 부지라면 건물주의 화재보험이 임차인 소유 설비를 보호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보험가입금액은 어떤 기준으로 잡아야 하나요?

설비를 다시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인 재조달가액을 기준으로 하면 복구에 가깝고, 시가 기준은 감가된 금액만 보상됩니다. 가입금액이 보험가액에 크게 못 미치면 부분손해에서도 비례보상으로 줄어들 수 있어 증설 시마다 조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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